TOP
자유게시판

본 홈페이지는 1996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금오도ㆍ금오열도 홈페이지입니다. 본 홈페이지에 있는 모든 게시판에 로그인 없이 누구든지 자유롭게 글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사진은 100장, 동영상은 100MW 까지 가능합니다.


금오인 이야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산벚나무 조회 307회 작성일 24-05-20 18:31

본문

에세이 금오도가 출간되고 얼마 안 되어 홍보차 소리도 탐방길에 나선다.
[소리도에 가다]란 여행기를 올리면서 포 해변길에서 만난 탐방객에게 소리도 등대를 쓴 작가를 찾는다는 일화도 [에필로그]를 통해 알리게 된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반전 하는 댓글이 다음과 같이 올라온다.
----------------------------------------
^^
그 ㅇㅇ바로 접니다~~
장난기 발동하여 그 글 쓸 때
뒤 ㅇ를 빼고 올렸는데
다행인지 글 삭제할 때 눈에 띄지 않아
살아남은 모양입니다.
그래도 그렇지 어찌 저를 몰라보고 찾을 수 있당가요?
-----------------------------------------
청춘시절 상급학교 진학에 실패하고  무기력하고 불안한 미래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울로 출사표를 던지고 얼마 되지 않아 고향에 다녀갈 일이 있었는데 그녀가 근무하는  곳에 우연히 들렀다가 황순원의 소나기란 소설속에 나오는 그 소녀처럼,  너무나 청초하고 앳된 그녀의 첫 모습을 기억에 남기게 된다.

접속이란  영화가 화제가 되고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할 무렵, 어느 저녁날 고향 선후배끼리 번개팅이 있는데 나오면 어떻겠냐는 한 통의 전화가 왔다.
번개팅이 뭔지도 몰라 동향 출신의 모임 정도로 생각하고 영등포 어느 찻집에서 만나게 되는데 금오란 연고를 가지면 별다른  인연이 아니어도 낯선 벽을 허무는 대는 시간이 필요치 않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녀의 어진 심성을 느낀것은 참석하여 밤늦게까지 기다리다가 이방인이나 다름없는 선후배들을 집으로 안내하여 다음날까지 챙기는 모습은 도시서는 수행하기 어려운 미션이다.
더욱이 가족이 있는데도 말이다.

고향 사람들이라 하룻밤 재우고 싶었고 밥 한 끼라도 먹여서 보내고 싶은 우리네 어머니같은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데려가고픈 그녀나, 따라나서는 우리나 금오인이라면 눈 녹듯이 무장해제가 되어 경계를 허물어버리는 불가사의 한 속내는 객지 생활이 그만큼 서로에게 녹녹치 않음을 시사하였으리라.

그리고 많은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지인 집에서 학동 사는 어느 분을 만나 동백나무 이야기를 나누다가 몇 그루를 선물로 준다고 해서 그분 댁에 찾아가게 된다.

그분은 옛 본가를 증개축하여 황토방으로 차별화하여 펜션을 운영하고 있었다.
학동이란 마을은 몇 번 가보았지만 그곳은 처음 가본 곳으로 무엇보다도 목가적인 풍경이 나를 매료시켰다.
시공을 가늠케하는 커다란 감나무에서는 주인장의 품격이 느껴젔고 주변 전답을 개간한 고로쇠 나무 농원과 잘 관리된 산등성이로 넘어가는 산길은 호젓한 정겨움이 피어났고 옛사람들의 발자국 따라 이어진 능선 길은 추억을 끌어 내기에 충분했다.

툇마루에 앉아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던 중 이 동네에 ㅇㅇ집이 있다는데 어디냐고 물으니 나를 한참 물끄럼이 처다보더니 자네가 어찌 ㅇㅇ를 아는가?  하면서 우리 집이 ㅇㅇ집이네, 하지않는가.
뜻밖의 대답에 어리둥절한 나는 다음 말을
이어 갈수가 없었다.ㅋ

그분이 준 다섯 그루의 백동백나무는 한 그루는 본가 앞 잔디 둑방에 심었고, 네 그루를 오랑 밭에 심었었는데 한 구루는 손을 탔고, 한 그루는 밭 언덕이 무너져 연못 곁으로 옮겨 심었고 나머지 두 그루는 그녀의 리즈시절만큼의 청초한 자태로 하얀 첫 꽃을 피웠다. 

댓글목록

<span class="guest">미리내</span>님의 댓글

미리내 작성일

그 귀하디 귀한 백동백 첫 꽃 사진은 왜 안 뵈기 주세요~~~

일가 친척 아무도 없는 만리 타향 

객지 살며 여수분만 만나도 그리 반가운데 금오도분들을 만났는데 

동구간을 만난 듯 했을 테지요.

얘기 조금 하다 보면 다들 한 핏줄이던데요 

저도 고향서 데려 온 황금 동백 삽목에 드디어 성공하여

5주 정도 뿌리 내렸는지 새 잎이 나왔답니다.

아마도 앞으로 9년은 지나야 첫 꽃을 뵈기 줄테지만 또 열심히 키워서 나눔할랍니다.

고향에서 온 작약이  이 세상 모든 작약 중 젤 이쁜 작약으로 뵈기는데

산수님은 안 이쁘다네요.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

애린 작성일

등잔밑 어둡다는 말

너무 확실했지요.


그녀에게

고향 구석구석이 

너무 선명하고 정확하게 

메모리 됨에 언제나 놀라울 따름입니다.

한데 그녀의 눈에는

평범한 사람에게는 없는 

카메라 기능이 장착되어 있어요 ㅎㅎ


백동백의 삽목 흥미롭습니다

어느 빈 가지 보이면

저인 줄 아세요 ㅎㅎ


작약 이야기는

아직 끝난게 아닌 모양입니다 ㅎㅎ




 



<span class="guest">향기</span>님의 댓글

향기 작성일

금오인의 귀한 추억의 글이네요~^^

누구인지 얼굴은 몰라도 툇마루에 앉아서

정담을 나누다보면 건너건너 알게되는거같아요~^^

고향에도 달님이 환하게 떠 있겠네요~^^

안개님의 댓글

안개 작성일

동향인이라 해도 선듯 내어 줄수 없는 넓은 마음을 지닌 그녀의 마음씀씀이가 어찌나 넉넉한지 알사람은 알게 된답니다.



오아시스님의 댓글

오아시스 작성일

금오홈 사람들이 인정이 넘치는 이유가~~?

법없이도 선하게 사셨던 우리네 부모님 

이웃들 모습 보며 성장하고

그 당시에는 대문은 그냥 모양새로만 기능이었지요

아름다운 미담 감사합니다^^

COPYRIGHT Ⓒ 금오열도. ALL RIGHTS RESERVED.
Designed by one